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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이야기/전시,공연

20160603-20161003 이중섭, 백년의 신화 전시에 다녀왔다.

by 융톨 2016. 10.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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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좋아지는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사진을 찍어보았다.

전시를 보고 나오니 마침 전통 행사를 하고있어서 좋은 구경을 하고왔다.





도록 표지 안쪽에 실려있는 문구로 포스팅을 시작해본다.




어디까지나 나는 한국인으로서 

한국의 모든 것을 전 세계에 

올바르고 당당하게 표현하지 않으면 안 되오.

나는 한국이 낳은 정직한 화공이라오.

-이중섭, 부인에게 보낸 편지 중에서









<바닷가의 아이들>1953-53년, 종이에 연필, 유채, 32.5x49.8cm, 금성문화재단 소장


미술관에 아이들을 손잡고 오신 어머님들, 

덕수궁안을 여유롭게 거니는 사람들 등 넉넉하고 한가로운 풍경에 한없이 마음이 좋아지는 주말 이었다!






왼쪽은 티켓과 같은 그림으로 보이고 오른쪽 그림은

<선착장을 내려다 본 풍경 Landscape of Dock in tongyeong>

1953, 종이에 유채, 40.9x28.2cm, 이중섭미술관 소장


이중섭은 1953-1954년 통영에서 지내며 안정적인 생활을 누렸다고 한다.

이 작품은 1953년 통영 성림다방에서 열렸던 개인전에 출품했을 것으로 추정하고있다고 한다. 

-전시도록 37쪽 인용













이중섭 (1916-56) 
평안남도 평원 부유한 가문 출생, 평양, 정주, 도쿄에서 학업을 쌓고 일제강점기에 화가 활동을 시작.

함경남도 원산으로 돌아온 후 해방을 맞음.

일제강점기, 한국 전쟁 혼돈의 세월속을 묵묵히 걸었던 화가 이중섭.


이중섭하면 떠올리는 것이 거친 붓선의 소그림, 웃고이는 아이들 그림들 일 것이다.

어릴적 교과서 등에서 본 것 같았기에 100주년 기념 전시회에 꼭 한 번 가보고 싶었다.

어떤 사람, 어떤 그림이기에 이토록 후세대까지 위대한 작가로 칭송받고 있는가 하는 그런 물음에서 출발한 전시 관람.


전시는 4개의 전시실로 구분 되어있었고 대체적으로 이중섭의 삶을 따라 작품이 전시되어있었다.

인간에게 창작이라는 축복은 아무나에게 주어지지 않는데, 작가로서의 가치는

그사람만의 감성으로 그사람만의 화풍으로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화풍과 작품에 담긴 마음이

그 작품과 작가의 가치를 나타낸다고 스스로는 생각하는데

이중섭은 그런면에서 누구도 따라할 수없는 은지화라는 새로운 작법을 선보였고

그가 그림에 담았던 자기자신, 가족, 사랑, 조선, 우리 나라에 대한 마음은 

후세대들에게 길이 길이 귀감이 될 작품이라 생각된다.


혼란한 시대상황 속에서도 끊임없이 사랑, 행복에 관해 그림을 그렸던 이중섭

일제 강점기때에도 이중섭은 작가 서명을 한글로만 한것으로 유명하다.

전시실 메인 홀에 적인 저 글자들이 작가의 그림마다 들어가있는 작가서명.

때때로 '대향'이라는 작가서명을 한 작품들이 있었는데

이 '대향'이라는 호는 어머니께서 지어주신 '큰 고향'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 전시도록 31쪽 내용 인용


전시 내용중 가장 내 마음속에 깊이 남아있는 대목은 그림들도 그림들이지만 그의 마음을 가장 직접적으로 나타낸것은 편지들이다. 

2층 한쪽 전시실을 편지들로 구성했었는데 부인과 아들에 대한 각별한 사랑이 그대로 묻어나있다.

진정 어제와 오늘을 살았던 사람이아닌 '오늘, 지금 이 순간'을 열심히 살았던 화가라 생각했다.

오늘만을 사랑하기에 내일이면 내옆에 당연하게 없을 수도있는 내님과 내 아이들을 나의 최선을 다해서 사랑하는 

그의 마음이 느껴져서 너무 아름다웠고 멋있었다. 

나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그러한 모습인지.. 그러한 모습이 아닐 때가 더 많지만 

최선을 다해서 못난마음 내려놓고 많이 이중섭화가처럼 사랑해야겠다 다짐했었다.

내옆에 있는 사람들은 당연한 사람들이 아니고 내가 사는 오늘도 당연한 하루가 아님을 항상 잊으면 안 될 것.

학교에서 만난 일본인 아내와 결혼하여 아내에게 한국이름을 붙여주었는데 남쪽에서 온 덕있는 사람이라하여 붙인이름 '남덕'

아내를 얼마나 사랑했는고하면 아내의 일부분인 발가락에도 '아스파라거스'라는 애칭을 붙여줄 정도로 아내를 너무너무 사랑했다.

 기억에 남는 편지는 종이 주변을 모두 '뽀뽀뽀뽀뽀뽀뽀뽀뽀뽀뽀뽀뽀뽀뽀'로 장식한 것


전시도록 191쪽 


보고 정말이지 귀엽단 생각은 실례지만 솔직하고 아름답고 조건없이 주는사랑에 너무 너무 좋았다. 

나또한 사랑이란 것을 하고있기에 그마음이 많이 공감되었다. 그리고는 한쪽 벽면에서 나의 님에게도 편지를 한 번 적어보았지..

아내와 아이들이 모두 일본에서 생활하고 있어서 편지는 거의 일본어였는데

첫 째아이, 둘 째 아이에게 적는 편지는 히라가나로 나이들의 나이대에 맞는 문자의 양을 조절하여 쓰는 배려가 눈에 보였다.

사랑스러운 말을 들려주는 편지들 그림들.

정확하지않지만, 그가 일생동안 가장 즐거웠던 순간으로 기억하는 바닷가에서 온가족이 모여서 놀았던 풍경을 떠올리며

이중섭의 그림 곳곳에는 게의 모습이 많이 등장하는데 

아내에게 쓴는 편지나 아이들에게 쓰는 글에서도 게 그림, '게님'이라며 쓴 그림들을 보고는 미소가 절로 지어졌었다.

그림 곳곳에 등장하는 게, 잉어, 닭, 소 등의 동물들

아무리 천재화가 이중섭이라 하지만 그동안의 위대한 천재들 베토벤, 고흐, 여러 창작들과 마찬가지로 

그 또한 우리와 같은 인간이기에 한때 불꽃, 꽃처럼 피우고 사라져버렸지만 후세대에 그의 마음과 작품들은 남아있다.

음성해설을 들으며 마지막 이중섭의 말년의 작품들을 전시했던 공간에서는 무어라 말할 수없는 슬픔과 공감으로 눈물이 나고말았다.

그가 태어난 시대가 야속했고 슬펐고 그토록 사랑하는 사람들 옆에서 마지막을 보내지 못한 것도 슬펐다.

시인 구상의 집에서 구상식구들이 아이들과 노는 장면을 쓸쓸이 바라보는 자신을 그린 이중섭의 그림앞에서...

이중섭의 쓸쓸함 시인 구상의 아이를 바라보며 그의 식구를 바라보며 떠올렸을 그 자신과 가족의 행복했던 일상들..

다시올 수 없는 일상들을 떠올리며 그 그림을 그렸을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그림한 장으로... 그 자신을, 민족을 표현한 그의 그림을 잊지 않고 나또한 가습속에 품어보아야지 했다.

사진과 함께 포스팅 할 수 있으면 좋아겠지만 누구를 보여준다기 보다는 1차적으로는 나의 생각을 정리하고 기록하는데 의의를 둠으로...

보고온날 바로 적어야 그때의 감동이 좀 더 생생히 표현 될 것이지만.. ㅜ.ㅜ

암튼 현재를 충실히 살자. 항상 무너져내리는 내 마음이지만 모래성 처럼 다시 쌓고 다시 쌓고 쌓아보련다...

거대한 자연과 내 옆에 있어주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우리 선조들에게 감사하며 포스팅 끝





+



 전시 곳곳에 사용된 메인 폰트 '안삼열체'

마켓히읗에서 구입할 수 있다.


http://www.markethiut.com/


너무너무너무 예쁜 폰트! 

예쁜 한글 폰트 나도 언젠간 꼭 디자인 하리 다짐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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